오늘은 비 내리는 날이다. 창밖을 보면 비가 살짝 내리면서 어두운 하늘을 내려다 볼 수 있다. 비가 내리는 날씨는 마음까지 우중충하게 만든다. 서늘한 바람에 가슴이 시리고, 비 소리에는 그리움이 더욱 커지는 것 같다.
이런 날씨에는 언제나 누군가를 그리워하게 된다. 오랜 친구, 가족, 연인, 혹은 멀리 떨어진 고향. 무엇을 그립게 해도 비 내리는 날은 그리움에 더욱 푹 빠져들게 만든다. 나는 오늘도 그리운 사람이 있는 것 같다. 어딘가에서 내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. 아마 그 사람도 비 내리는 날에는 나를 그리울 것 같다.
어떤 이유로 그 사람과 멀리 떨어진 상황에 있는 건지, 그리고 그 사람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. 그래도, 오늘은 비에 젖어도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. 마치, 비가 그리운 사람들을 대신해서 내리는 것 같다.
비 내리는 날에는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.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리운 사람과 함께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. 비오는 도로 위에 산책을 하면서 손을 잡고 같이 걷는 상상을 하거나, 비 맞는 우산 아래서 서로의 얘기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상상한다. 그런 모습을 상상하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.
그러면서도 가끔은 가슴이 아픈 생각도 든다. 한결같이 그리운 사람은 내 곁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. 그래서 나는 오늘 비가 그리운 사람에게 내린다고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를 쓰는 것 같다. 그 사람에게 내 심정을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.
하지만 현실은 편지로도 비 내리는 날에도 그리운 사람에게 전할 수 없다. 내 마음 속에만 남아있을 뿐이다. 하지만, 그 말도 그대로 내 마음 속에 남아 있는 그리운 사람은 언제나 내 곁에 있다. 비 내리는 날,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면서 같이 우중충해진 마음을 털어내려고 노력한다.
그래서 오늘은 비 내리는 날에 내가 그리운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기로 했다. 아마도 그 사람도 비 내리는 날에 내가 그리울 것 같아서 힘이 되기를 바라는 게 아닐까 싶다. 그래서 내가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고 뭔가를 할 때, 그리운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.
비 내리는 날,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고 일기를 쓰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고, 그리운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나를 발견한다. 오늘은 그동안 그리워했던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쥔듯 하지만, 그 사람을 향한 사랑과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은 비 내리는 날에도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.